공연소개

공연개요

  • 공연명
    2023 3색 재즈 콘서트
  • 일시
    2023년 7월 21일(금) 19:00
  • 장소
    성산아트홀 대극장
  • 주최
    경남도민일보
  • 후원
    창원특례시
  • 해설
    재즈비평가 김현준

8개의 숨결

인류가 선사 받은 최초의 악기는 ‘목소리’였습니다. 다음은? ‘타악기’였을 겁니다. 어떤 의도에 따라 도구를 두드리다가 비트와 리듬도 생겨났겠죠. 그리고 멜로디를 표현할 수 있으면서, 목소리 아닌 다른 것의 힘을 빌려 소리를 냈던 최초의 악기로 문화 인류학자들은 흔히 ‘풀피리’와 ‘뿔피리’를 꼽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관악기들은 모두 이 둘의 후예들이죠. 재즈에서 종종 만날 수 있는 ‘색소폰’도 그렇습니다. 바로 이번 공연의 주인공입니다.

이젠 마치 재즈의 상징처럼 얘기되는 악기이지만, 색소폰이 처음부터 재즈의 발전을 이끌지는 않았습니다. 특정 악기로 넓은 영역의 재즈를 설명하는 것도 타당하지 않죠. 그래도 색소폰을 제쳐둔 채 재즈를 말한다는 건 뭔가 빠진 듯한 인상을 떨치기 힘듭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완벽하게 색소폰이 주도하는 공연을 마주하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여러 현실적인 난제가 있었을 텐데, 그래서 이번 “창원 3색 재즈 콘서트”의 의미와 가치는 매우 특별합니다.

소프라노, 알토, 테너, 바리톤의 네 기종이 재즈의 역사를 통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색소폰들입니다. 노래의 4성부가 그런 것처럼, 이들은 넓은 음역을 아우르며 풍성한 울림을 들려주었습니다. 그 소리를 가능하게 한 것이 바로 인간의 ‘숨결’이란 점에서, 그 미학을 진지하게 되짚어볼 근거가 제시되기도 했죠. 이번 공연을 장식할 8명의 색소포니스트들은 네 기종의 색소폰을 다루며 국내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색소폰 오케스트라’를 선보입니다.

무대에 올릴 여러 작품의 편곡을 맡은 남유선을 비롯해 이용석, 신명섭, 송하철 등 명실상부 오늘날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색소포니스트들이 중심을 잡습니다. 이삼수, 정재동, 김찬영, 이수정 등 한국 재즈의 미래를 짊어졌다고 얘기되는 열정적인 젊은 연주자들이 큰 힘을 보태죠. 누구 하나 리더로서 부족함이 없는 연주자들인데, 이들이 한자리에 모두 모였다는 사실도 공연의 매력을 배가시킬 것입니다. 함께 편곡 작업에 임한 피아니스트 오은혜가 이끌 리듬 섹션, 피아노 트리오도 눈여겨봐야 합니다. 무대에 올릴 곡들은 대부분 우리 귀에 친숙한 팝, 클래식, 영화음악, 가요 등을 소재로 취했습니다. 연주자들에게 큰 의미를 남긴 스탠더드 곡도 포함돼 있죠. 도승은과 이지민, 두 보컬리스트가 가세해 또 다른 ‘숨결과 숨결의 만남’을 이룹니다.

창원, 마산, 진해 세 도시가 어우러져 통합창원시로 거듭나던 시절에 출범한 “창원 3색 재즈 콘서트”의 14번째 무대. 올여름의 한복판, 7월 21일 금요일 저녁 7시에 성산아트홀에서 만나 뵙겠습니다. 이 소중한 무대에 창원 시민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김현준(연출/진행)

재즈비평가, 공연기획자, 프로듀서. 1997년부터 재즈 관련 방송, 공연, 워크숍 등을 기획, 연출, 제작했다.

『김현준의 재즈파일』(1997), 『김현준의 재즈노트』(2004), 『캐논(Canon), 김현준의 재즈+로그』(2022)를 집필했으며, 마일스 데이비스와 쳇 베이커의 평전을 번역했다. 제41회 한국방송대상 문화예술인 부문을 수상했고, 기획과 진행을 맡은 「재즈의 비밀」(EBS)이 제43회 한국방송대상 문화예술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현재 음악비평 동인 웹진 「청각의 사유(hear4u.kr)」를 이끌고 있다.

포스터 이미지